조직 문화의 불평등한 세금 구조
노태환
노태환
어떤 문화나 체계든 녹이 슨다. 좋은 문화를 원했고 실제로 누리게 됐지만 문화를 개선하는 데 참여해서 기여하지 않는다면 그 문화는 소멸한다. 더 큰 문제는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균등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. 보통은 몇몇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부과되며, 세금을 회피한 사람은 경제성의 논리에 따라 '회사는 생존이 먼저니까 수익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많은 과업을 더 우선순위 높게 처리했다'고 스스로 위안으로 삼는다.
내 생각은 그게 아니다. 수익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과업을 하면서 문화를 만들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. 내가 경험했던 탁월한 팀원은 모두 그랬다. 또한 스스로 우선순위를 높여서 처리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보통은 우선순위 조정을 제안해볼 행동 또는 생각조차 못 하고 타의에 의해 처리해달라고 요청받았기에 시간을 쓴 거라 그 위안은 유효하지 않다. 성과를 내는 건 당연한 거다. 그럼 일하는 체계를 포함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당연한 거다. 주도성과 역량이 부족한 자신 탓을 하지 않고 자기가 누리고 있는 문화 탓만 한다면 우리는 같이 일하기 힘들다.